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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회 소식

[사진] 3.11 홍수연님 추모

http://www.facebook.com/scmfer/posts/962533977214259


따뜻한 봄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차가운 밤을 보내는 많은 분들이 있다는 것을 늘 기억해야 한다. 오늘은 일터건강을 지키는 직업환경의학과 의사회에서 이번에 현장실습생으로 욕받이 부서로 불리며 어른들도 기피하는 엘지유플러스 해지방지팀에서 콜센터상담사로 일하다 사망한 홍수연님의 추모공간에 함께하였다.


회사가 설립되고 8년동안 200기가 넘는 기수가 교육을 받았으니 얼마나 자주 사람이 바뀌었을까? 

자주 바꿘다는 것은 그만큼 견디기 힘들어 많은 이들이 일을 시작하고 바로 그만둔다는 것이다. 거기다 많은 이들이 신입들이지만빨리 성과를 올려야하기에 위에 있는 관리자들의 강압과 실적압박은 장난이 아닐것이 뻔한데, 노동자의 권와 건강은 서류로는 완벽해서 오히려 현장의 진실을 가리고 있다. 선생님은 실습에 아무 문제없다는 현장지도서를 쓰고, 700명이 넘는 인원을 심리상담사1명이 담당하고 있는데 회사는 고객의 무리한 요구에 의한 심한 노동자의 감정노동관리를 잘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와 학교의 상담내용들은 힘들지만 이겨낼수 있을 거라는 눈가림. 고용노동부는 도제학교는 노동자지만 현장실습은 교육이라서 교육부서관이라 자기들이 관리할수 없다한다. 그런데 그들이 쓴 근로계약서는 뭔가. 실습계약과 별도 근로계약으로 최저임금도 못한 기본급에 두 단계에 걸쳐 성과가 책정되어 성과를 이루지 못하면 가차없이 날아오는 구박들..엑셀파일에 정리된 가지런한 근무시간들과 칼퇴근! 

청소년노동을 처음 마주한 우리의 젊은이들은 자신의 진로와 미래의 노동을 어떻게 희망할수 있을까?


정규직 밑에 비정규직. 그 중에 제일 힘들고 아픈 자리는 청소년노동자들... 무엇부터 뜯어고쳐야할까?좌절. 
비단 청소년이 아니더라도 3년전에 팀장님 한분도 5장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하니, 이것은 이미 한 개인이 혼자 잘견디거나 감당할 문제가 아닌 것이다.

검진실에서는 만날수 없는 수많은 이들을 계속 만나야 제대로된 사람구실을 할 것 같다. 세상은 아픈데 나는 전혀 고통을 못느끼는 무감각종자...

오늘 나는 끝까지 함께 못했지만, 5시간 30분동안 물도 안먹고 거친 바람에 추모엽서들이 날아갈까 화장실 한번 안가며 엽서들을 고이 정리하는 이고은사무국장님의 또다른 아름다움을 보았던 시간이었다.

하루뿐인 추모의시간이었지만 사건의 진상이 규명되고 유족들과 고인이 위로 받고 치유받을수 있는 시간이 꼭 오길 소망한다. 지나가는 분들이 세월호 추모공간엔줄 착각하셨는데.. 해운,선박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억지로 수학여행하는 아이들을 배에 태운 사람들이나, 초저임금 비정규직 감정노동을 청소년에게 밀어내며 기업의 몸집을 불리는 사람들이나 다같은 살인들이다. 언제까지 우리들이 이 사회의 살인행위를 방조하며 살아야하나... 나의 살인방조가 끝나는 그날이 오길...평화!'


- 강충원